유랑기

광화문으로 나갔다

금방소나기 2010. 10. 9. 17:43

 

 

 

 

 

 

'에스더 첫 개인전'을 보고 갤러리를 나서니 낯선 곳에 뚝 떨어진것 같았다.

 

 

 

 

여기가 어디지?

 왔던 길 되돌아 가긴 싫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딱 내 몸뚱이 하나 지나갈수 있는 길을 쫓아가니 볼품없는 막다른 길이다.

멍멍이들이 '변'도 안볼 못쓸 골목......눈 배렸다.

 

 

 

집안에 갇혀 있는 풍경이 뿌옇게 보인다.

좋은 날,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 심란한 수행중일거라 지레짐작하고 돌아선다.

 

 

 

 삐긋이 열린 문틈으로 냉큼 들어가 차 한잔을 청하는 무례한 인간이 되고 싶어진다.

머믓거리다 한숨 한번 쉬고 갈림길에서 잠시 고민을 한다.

어디로 가야 하나?

타인을 거부하는 뱀처럼 길고 긴 담벼락을 계속 따라가 보자.

 

 

 

 

지나가는 동네 어르신에게 물어 보았다.

-  높다란 담벼락 너머에 뭐가 있나요?

- 예전에 미국 대사관 직원들 숙소였지만 지금은 이사가고 비어있다.

 보안 때문에 주변에 고층건물을 지을수 없었고

지금도 미국령이라 앞으로도 어떨지 모르겠다.

반미감정을 우려해 건축 허가가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옆에 청와대가 있어 역시 어떨지 모르겠다.

한 문장의 질문에 소나기처럼 대답하신다.

 

 

빈 의자 세개와 담배 꽁초 쪼로록...

해가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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