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기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그곳...

금방소나기 2008. 7. 14. 11:43

 

 

 

 

내가 자주 찾는 도서관 건물 뒤로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비밀스런 장소가 있다.

 

 

도서관 후문쪽으로 빠져나와 조그만 공터를 지나고 수풀이 우거진 흙길을 밟고 올라가다 보면

먹골배밭과 이름 모를 들꽃들이 은은하게 피어 있어

여러 종류의 나비와 벌들이 떼지어 날아다니며 꿀을 찾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발 밑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개미들을 지나쳐 조그만 언덕을 올라서서

올망졸망 늘어서 있는 소나무들이 보이면 바로 그 비밀의 장소에 다다른것이다.

 

 

책을 꺼내들고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맛보면 삼매경에 빠져든다...

인기척에 놀라 고개를 드니 어르신 두분이 조근조근한 소리로 대화를 하시며 올라온다.

여기서 사람을 보는건 처음인걸....흠...

 

 

하늘을 올려다 보고, 구름을 더듬어 보고, 바람에 묻어온 숲의 냄새를 느껴본다.

이러고 있으니 꼭 세상속의 나를 잊을 수 있을것만 같다.

뒤돌아 내려오는 길에

한 여름에 태어난 코스모스와 수염난 옥수수가 고개를 흔들고 있어

나도 잠깐 머물러 앉아 그들의 대화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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