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그제 밤 11시경
응급실로 119 구급차를 타고 신나게 달려 갔다. (ㅡ,ㅡ)
응급실은 살면서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라고
말할수 있는 인간형이면 얼마나 좋을까만..
건물 1층에서 지하로 굴러 떨어진 울 아부지.
피가 철철 흘러 윗옷 앞자락을
죄다 적시는 모습에 나랑 울엄마 기절할뻔~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바둥되시는 아부지 다리를
벌벌 떨리는 손으로 꼭 붙들고 있자니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에 도착했다.
다친곳은 전부 얼굴부위다.
이마 두군데 찟어진거 꼬매고
퉁퉁 부은 코와 뒤통수 깨진곳은 소독하고
치아손상 된건 나중에 얼굴이 좀 나으면 그때 하라는군.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지 링거 두병을 맞고
잠든 아부지가 깨길 기다리며 새벽으로 달리는 시계바늘을 바라본다.
그 새벽내내 울엄마와 나는 한쪽 의자에 구겨져 앉아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고 안도하며
부산스럽지만 낯설지 않은 응급실 풍경에 넋놓고 있자니
자꾸 눈에 들어오는 가족이 있다.
두살정도 되보이는 아이가 배가 아파 응급실에 온 모양인데
든든한 보호자가 모두 4명.
부럽더라...
혹시나 싶어서 가져온 핸드폰은 내 주머니 속안에 있지만
딱히 어딘가, 누구에게도 전화할수 없는
우리의 처지와는 너무도 다른 그네들의 모습에
자꾸 움찔움찔 더 두렵고 힘이 빠져서
팔짱 낀 엄마의 팔뚝에 더 꼭 힘주어본다.
새벽4시.
어느덧 정신이 든 아부지를 부축하여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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