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 관찰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금방소나기
2008. 8. 2. 09:39
킹은 소심한 만큼 자존심이 강했다.
상처 입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리지도 못했다.
소심한 본성을 누군가가 알게 되는 것조차 용납하지 못하기에 겉으로는 사교적이고 명랑한 성격인 척했다.
그 덕분에 함께 떠들고 즐길 수 있는 친구는 많은 편이고,
지쿠세이소 주민들과도 사이좋게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대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킹이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도와줄 사람이 있느냐고 누군가가 묻는다 해도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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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한 지쿠세이소 생활에 안심했지만 그 곳에서도 소외감은 떨쳐버릴 수 없었다.
너무 사이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으면서 무언중에 절묘한 거리를 두는 방법을 킹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늘 자기만 겉도는 기분이 들었다.
붙임성 있게 행동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했다.
약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 허세도 부려보았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 킹에게 어느 누구도 마음 깊숙이 들어오려 하지 않았다.
쓸쓸하다고 느끼는 것은 굴욕이라고 생각했기에 나날이 붙임성만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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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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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에게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예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킹은 모든 이들과 두루 즐겁게 지내지만 단지 거기까지였다.
킹은 그런 자신이 싫었지만 이제 와서 사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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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중에서..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