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기

북악스카이웨이

금방소나기 2008. 1. 27. 15:46

 

 

조조 8시40분....<클로버 필드>

전날 잠들기 전 너무 이른 시간에 예매한것 같아 살짝 걱정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늦잠을 자고 말았다.

허겁지겁 고양이 세수를 하고 극장에 아슬아슬하게 도착!

살짝 멀미나는 흔들림도 참을수 있다면 클로버 필드도 볼만하다.

배고파  아침식사를 하려고 식당에 들어서니 아직 영업전이란다.....흠..

이제 겨우 10시...어쩌지?

 잠시 고민하다 꼬르르 소리가 나는 뱃고동 소리를 들으며 전철역으로 향했다

한성대 입구역 근처에서 요기를 하고 북악 스카이웨이를 걸을 생각이다.

 

 

한성대 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30m 앞에서 마을버스 01번을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성북구민회관이다.

하지만 오늘은 타지 않고 처음부터 걸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헉헉~지형이 지형인 만큼 언덕이 가파르고,

아파트 건물이 감옥의 창살같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걷는맛이 꽝이다.

 

 

성북구민회관까지 낑낑~ 올라와 조금 더 걸어가면 북악스카이웨이 길이 시작된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적막감만 잔뜩 있다.

오늘도 누워있는 나무 그림자와 산새소리를 벗삼아 걸어야 할듯하다.

 

  

조심조심~!

눈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길이 미끄럽다.

쭉욱~넘어질뻔 한순간이 여러차례 되다보니 나도 모르게 다리를 쩍~벌려 중심 잡는데 익숙해진다.

하~~공기 좋고!

뽀득뽀뜩 발자국을 따라 나는 눈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낭패다!

팔각정 매정에서 물을 구입할 생각이었는데 문이 굳게 잠겨있다....윽! 목말라..ㅜㅜ

겨울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어 닫은건가?  잠깐 자리를 비운건가?

팔각정을 빙빙 맴돌다 다시 가봐도 여전히 굳게 닫혀있다.

에혀~아직 갈길은 먼데...=..=

 

 

 목마름을 참고 눈위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가자.

성북구 스카이웨이, 종로구 스카이웨이....

샛길로 빠져 조선시대 고급 집터로 백사실계곡이 숨겨놓은 비밀정원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석축만 간간이 남아 있어 왠지 애처럽다.

빙~둘러진 연못터에 꾹꾹 다져진 발자국들을 보니 제법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듯해서 위로가 된다.

 

 

내리막 산 길을 따라, 양지와 음지를 지나 발걸음을 빨리해 내려간다.

걷기 시작한지 벌써 3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배도 고프고, 목도 마르고, 의외로 사람도 그리워진다.

 

 

 현통사 밑으로 올망졸망한 집들이 늘어서 있다.

좁은 골목길을 벗어나 개울을 따라 내려가니 어느새 새검정에 이르렀다.

홍지문까지 보고 커피 프린스1호점에서 최한성의 집으로 나온 부암동까지 돌아보려 계획했는데

다리가 아프다.......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굉장히 멀게 느껴지는것은 많이 피곤해서 일까?

자꾸 눈꺼풀이 내려앉는걸 애써 참아낸다....휴~